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 한국인 편집위원인 서민아 박사와의 인터뷰
2019년 5월 14일
서민아 박사는 커뮤니케이션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센서시스템 연구센터에서 연구하고 있다.
박사님께서 현재 집중하고 계신 연구 주제는 무엇입니까?
저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KIST(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내의 센서시스템 연구센터(Sensor System Research Center)에서 초고속 레이저를 이용한 광학 및 테라헤르츠 분광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존의 광학 센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갖는 나노스케일 메타물질을 이용한 신개념 광-센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개발된 테라헤르츠 메타물질 센서를 이용하면 극미량의 분자를 검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테라헤르츠 전자기파 대역에는 다양한 생화학 분자 고유 지문 주파수가 있어 이를 이용하여 미량의 분자를 높은 민감도와 선택성을 가지고 검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이 센서를 이용하여 인체 내 신호전달 체계에 관여하는 세포 반응 및 막 단백질의 구조 변화 동역학 등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초고속 분광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반도체 필름 내부에서 매우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광-전기 동역학 및 광 특성을 분석하여 다양한 소자에 적용하는 연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박사님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도전과 업적은 무엇입니까?
빛은 얼마나 작은 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까. 자연의 한계로 인해 관찰하는 빛의 파장 길이 절반보다 작은 두 물체간의 거리는 식별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 ‘빛의 회절 한계’때문에, 매우 긴 파장인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하여 작은 스케일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연구를 할 수 없다는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오래된 이 난제를 2008년 서울대학교 지도교수님의 지도 아래, 나노스케일의 메타물질을 처음으로 테라헤르츠파와 상호작용 시킴으로써 극복할 수 있었으며, 2009년 네이처 포토닉스에 소개했습니다. 이때 빛의 세기는 나노스케일의 작은 구멍 근처에서 백만 배 이상 증폭이 됩니다. 증폭된 신호를 이용해 그 이전까지 레이블링 없이는 감지가 어려웠던 미량의 분자들을 검출하는 등 현재까지 응용 연구에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후에 빛을 세게 증폭시켜 비선형성을 유도하거나 얇은 박막 연구, 디바이스의 효율 향상 등에 널리 활용되며 관련 분야의 연구를 활성화시키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저에게 15 여 년간의 연구 여정 동안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고 배우고 알아가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기간부터 학위 후 연수 기간 동안 국내의 다른 지역의 연구 기관이나 네덜란드와 미국의 학교 및 연구소에 방문 연구의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매번 연구 주제가 조금씩 바뀌기도 했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처음부터 배워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처음에는 매우 어렵게 느껴지긴 했지만, 언젠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술들을 익혔습니다. 그 다양한 경험들이 실제 지금의 연구소에 자리를 잡고 응용 연구를 시작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기초 연구는 물론이고, 이를 실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갈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과 근성이 필요합니다. 자칫 지칠 수도 있는 긴 시간 동안 처음에 가졌던 용기와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면, 실험실에만 머무르는 지식과 연구가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어떤 흥미로운 점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피직스의 편집위원회로 합류하게 되었는지요?
저는 2018년 봄에, 커뮤니케이션 피직스라는 저널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 편집위원 보드 멤버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통해, 저널 출판 과정에 대한 모든 것을 차근차근 배울 수 있고 다른 편집자들과의 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멤버가 된 것을 매우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편집위원의 역할로써, 커뮤니티에 봉사하고 연구자들 사이의 활발한 아이디어 교환과 토론을 촉진하는데 미약하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피직스 편집위원들은 연구자들의 소중한 연구 결과물을 최대한 공정하게 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이 저널이 비단 기초 물리뿐만 아니라 물리학에 기반을 둔 연구 전분야를 주도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 그렇게 될 것을 믿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피직스에 논문을 제출을 희망하는 국내 예비 저자들에게 해 주실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광학 분야는 최근 물리, 화학, 생물은 물론이고 공학 전 분야와 잘 어우러져 융합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물리 분야, 특히 광학 분야의 사람들이 이 저널에 많이 투고하고, 최근의 훌륭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길 간절히 희망합니다.